병원은 잠들지 않는다, 간호사는 더더욱
병원은 24시간 운영되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 공간을 밤새 지키는 주인공은 바로 야간 근무(나이트,N) 간호사다. 조용한 듯 보이는 병동의 밤은 오히려 긴장감이 넘친다. 소리 없이 울리는 모니터 경고음, 갑작스러운 통증 호소, 상태 악화 등 밤에는 낮보다 더 예민하게 환자의 상태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순간이 많다.
야간 근무는 단순히 시간대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신체 리듬의 붕괴, 업무 인력의 축소, 응급상황의 증가 등으로 인해 간호사에게 더 많은 집중력과 체력, 감정 조절 능력을 요구한다. 특히 신규 간호사에게 야간 근무는 큰 도전이자, 병원 시스템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야간 근무 간호사의 실제 루틴을 시간 순서대로 소개하며, 실무 현장에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주의사항, 자기 관리 방법, 환자 안전을 위한 핵심 포인트까지 함께 정리한다. 병원은 밤에도 움직이고, 그 한복판에서 간호사는 고요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야간 근무 간호사의 업무 루틴 – 밤의 리듬에 맞춘 돌봄
야간 근무 간호사는 일반적으로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한다. 교대 전 오후 9시 30분경 병원에 도착해, 주간(이브닝,E) 근무 간호사에게 인수인계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간호사는 환자의 당일 변화 사항, 투약 누락, 응급상황 발생 여부, 환자 행동의 변화, 보호자 요청사항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메모한다.
10시 이후에는 투약 시간, 활력 징후 (V/S) 측정, 수액 확인 및 교체, 소변 줄 교환, 배뇨량 기록, 중심 정맥관 상태 점검 등 야간 루틴 업무가 시작된다.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 체위 변경이나 욕창 예방 간호도 2~3시간 간격으로 수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 간호사 간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새벽 1시부터 3시 사이는 일반적으로 병동이 가장 조용해지는 시간이다. 하지만 간호사는 이 시간에도 계속해서 모니터링과 기록을 진행하며, 수면 중 무호흡, 수액 누출, 산소 포화도 저하 등 예기치 못한 변수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특히 고령 환자나 중환자실 퇴원 후 일반 병동으로 이동한 환자는 상태가 갑자기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야간 간호사의 근무 중 발생하는 돌발상황과 대처 전략
야간에는 의료 인력 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간호사가 판단하고 중재해야 하는 상황의 비중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환자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수면 중 경련을 일으킬 경우, 간호사는 의료진 호출 전에도 기본적인 응급조치와 상황 판단을 신속하게 수행해야 한다. 이때 야간 간호사의 침착함과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보호자가 없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환자의 심리적 불안, 고독감, 인지저하로 인한 섬망 발생 등 정신적 돌발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일부 환자는 병실을 무단이탈하거나, 갑작스럽게 공격적인 언행을 보이기도 하며, 이럴 경우 간호사는 즉각적 대처뿐 아니라 병동 전체의 안전까지 고려한 판단이 요구된다.
야간 중 환자의 사망도 상대적으로 잦기 때문에, 임종 간호와 사후 절차(서류 작성, 의료진 보고, 보호자 연락, 장례 절차 안내 등)까지 간호사가 일차적으로 담당하게 된다. 간호사가 이 모든 상황을 혼자 감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명확한 업무 분담, 철저한 인계 사항 숙지, 의료진과의 빠른 소통 체계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야간 근무 간호사를 위한 건강 관리와 실무 팁
야간 근무는 간호사의 신체 리듬과 면역 체계에 큰 부담을 주는 근무 형태다. 교대 근무를 반복할 경우 수면장애, 소화기계 질환, 월경불순, 만성피로, 감정 기복, 우울감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은 간호사의 판단력과 감정 조절 능력까지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근무 전후 수면의 질 관리이다. 퇴근 후에는 수면 유도 환경(암막 커튼, 아이 마스크, 백색소음 앱 등)을 갖추고,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며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교대 전에는 지나치게 무거운 식사를 피하고, 소화가 쉬운 식단으로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정신적 피로를 줄이기 위해 동료 간호사와의 감정 교류, 수면 일지 작성, 명상이나 스트레칭 등의 활동을 일상 루틴에 포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야간 간호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임상 감각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가장 빠르게 키울 수 있는 훈련의 장이기도 하다. 신중함, 집중력, 체력, 판단력, 공감 능력 등 간호사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역량이 이 근무 속에서 단련된다.
'간호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상 간호사의 하루 루틴: 병동 기준 “A to Z” (0) | 2025.07.11 |
---|---|
한국에서 전문 간호사 자격증 따는 법과 준비 과정 완전 정리 (0) | 2025.07.10 |
전문 간호사의 임상: 고도화되는 간호 현장의 핵심 인력 (0) | 2025.07.09 |
신규 간호사가 병동에서 생존하는 현실 전략 (0) | 2025.07.09 |
간호사의 새벽 근무 후 빠르게 피로 회복하는 영양 섭취법 (0) | 2025.07.08 |